
요즘 팀에서 조금 마음이 어려운 일이 있었다.
한 MZ세대의 팀원이 있었는데,
언뜻 보기에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려는 마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업무에 대한 지적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다.
말도 조심스럽게 꺼내야 했고,
어떤 날은 온몸으로 “나 건들지 마세요”를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처음엔 궁금했다.
‘이 친구는 왜 이렇게 벽을 치는 걸까?’
‘혹시 우리가 먼저 따뜻하게 품어주지 못한 걸까?’
조직이라는 곳이 그렇듯,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신뢰는 바탕에 깔려 있어야 굴러가는 법인데,
이 관계는 자꾸만 삐걱거렸다.
💡 서약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이나 세례식, 명예 서약식처럼
‘내가 이 공동체 안에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는
어떤 조용한 약속, 의식이 회사에도 있으면 좋겠다고.
물론 형식적인 서약이 아니라,
스스로의 말로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그런 서약.
그 사람의 정체성과 자율성이 깃든 서명 말이다.
그게 있다면,
조직이라는 큰 구조 안에서 각자의 목소리도 살아 있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그래서 이런 질문을 떠올렸다
팀원들이 함께 나눠볼 수 있는
조용하지만 진심어린 질문들.
- 내가 이 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 나의 강점은 무엇이고, 팀에 어떻게 기여하고 싶나요?
- 이 팀에서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 내가 더 잘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 이상적인 협업이란, 내겐 어떤 모습일까요?
- 내가 지키고 싶은 업무 태도나 기준은 무엇인가요?
- 최근 맡았던 일 중, 나에게 ‘내 일 같지 않다’고 느껴졌던 순간은요?
- 내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어떤 때였나요?
- 팀원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 내가 먼저 할 수 있는 일은요?
- 앞으로 이 팀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 성장하고 싶나요?
이 질문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나는 어떤 사람으로 여기에 머물고 싶은가”를
조금은 더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 하지만, 모든 관계가 품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물론, 이런 질문조차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감정에만 갇혀 있고,
상대가 다가오려 하면 오히려 밀쳐내는 사람.
그런 경우에는,
아무리 내가 좋은 의도로 다가가도
계속 상처만 남는다.
그 사람을 이해하고, 기회를 주려 했던 내 마음도
어느 순간 지치고, 닳아 없어지더라.
그래서 나는 결국 팀장님과 상의했고,
그 팀원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했다.
그리고 결정했다.
“이제는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지켜보자.”
그건 포기도, 무관심도 아니었다.
내가 내 마음과 팀을 지키기 위해 내린 선택이었다.
🌱 소속감은 만들어지는 것, 서약은 살아가는 방식
회사는 결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작은 사회다.
서약은 강요로 만들어질 수 없지만,
서로를 향한 작고 조용한 ‘의지’는,
어쩌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 사이를 조금 더 따뜻하게 이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서로의 다름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함께 같은 공간에 머무는 동안
각자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싶은지는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이 이 작은 사회를
조금은 덜 차갑게 만들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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