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그림일기

20241126 환상

젊은우산 2024. 11. 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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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자신이 만든 세상의 주인공이다. 매일 우리는 소설 속 인물처럼 살아간다. 그러나 소설 속의 인물은 자신이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우리가 죽는 순간, 우리의 이야기도 끝난다. 그 사실이 때로는 아쉽기도, 또 현실의 한계를 느끼게도 한다.

서울역에서 일을 마치고 우산도 없이 버스를 기다리던 늦은 저녁이었다. 내 앞에 붉은색 2층 버스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 모습은 해리포터의 아즈카반의 죄수에 등장하던 마법 버스를 떠올리게 했다. 네모 반듯한 직사각형의 독특한 외형, 푸른 비에 반사되는 불빛—현실 속이지만 낯설 만큼 환상적이었다. 순간 나는 해리포터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만약 내가 진짜 마법사라면?’
머릿속에서 상상이 시작되었다. 빗방울은 더 이상 나를 젖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신발 위로 떨어지는 순간 공기 중에서 흩어져 버렸다. 플렘 가루를 한 움큼 쥐고, 빛나는 불꽃과 함께 집으로 순간이동했다. 내가 죽은 자를 되살릴 돌을 들고 있다면, 또는 딱총나무 지팡이를 손에 쥔 세상 최강의 마법사라면 어떨까? 투명망토를 두르고 금지된 영역을 탐험하거나, 다른 마법사 친구들과 함께 비밀스러운 연구를 한다면?

하지만 환상은 금방 끝났다.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했고, 나는 평범한 일상으로 발을 옮겼다. 그러나 그런 잠깐의 상상 속에서 느낀 해방감은 나에게 작은 행복을 선물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다음 이야기의 한 장면을 준비하는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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